홍샛별
‘다름’에 대해 자주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지하철역, 횡단보도, 엘리베이터, 마트 등에서 다양한 모습을 지닌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속에는 질문이 하나 떠오른다.
‘우리는 과연 이 다름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어떤 아이는 친구와 눈을 잘 마주치지 않고, 어떤 아이는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어떤 아이는 소리에 예민하고, 어떤 아이는 말을 천천히 한다. 이처럼 몸과 감각이 다른 아이들은 여전히 주변에서 쉽게 보기 어렵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아직 이 다름을 환영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장애인을 만난 기억이 거의 없다. 처음엔 그저 내가 사는 동네에 없나 싶었지만 이내 다른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분들이 밖에 나오기 어려운 환경은 아닐까? 실제로 휠체어를 탄 사람은 자주 볼 수 없는데, 버스나 지하철에서 리프트가 설치된 모습을 보긴 했다. 공간이 있으니 오라는 식의 태도다. 정작 그들이 자연스럽고 편하게 다닐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은 아직 부족하지 않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다름’에 대해 따뜻하고 조용하게 말을 거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호르스트 클라인, 모니카 오스베르크하우스가 쓴 『누구나 다르다』에는 자폐 스펙트럼, 청각장애, 틱장애, 시각장애 등 다양한 특성을 지닌 아이들이 등장한다. 책은 이 아이들의 삶을 특별하거나 안쓰럽게 그리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친구들과 함께 노는 모습, 놀이 속에서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다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를 말없이 들려준다.
모두가 같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럴 수도 없고. 서로가 느끼는 방식, 말하는 속도, 표현하는 감정이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평균이라는 기준을 정해 놓고, 거기에 맞지 않는 존재를 낯설게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도, 아이들도 ‘다름’을 경험할 기회가 더 필요하다.
학교에서도, 마트에서도, 버스에서도, 어디에서든 다양한 존재들이 서로를 마주하는 모습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누군가를 도와야 할 존재 혹은 도움 받아야 할 존재로만 구분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결국, 다름은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다르고, 그래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들. 우리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그런 사회가 우리가 함께 꿈꾸고 만들어가야 할 미래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