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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책방-권희정] 삶이라는 백지를 채우는 지혜로운 관계 맺기
  • 기사등록 2025-05-29 09: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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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즐겨 찾던 동화책을 어른의 시선으로 다시 읽고, 해석한 뒤 메시지를 나눕니다. 감정, 공감, 소통, 배려, 관계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삶의 핵심 가치를 돌아보고, 자신만의 칼럼으로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나탈리 민의 동화 『글자를 모으는 소년』은 숲속에서 조용히 글자를 모으는 어느 한 소년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의 모습은 마치 우리 사회의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이들을 대변하는 듯했다. 글자를 통해 세상을 오감으로 느끼고 배우는 과정은 우리가 살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의 축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소년은 글자를 만나며 깨달음을 얻고, 슬픔을 마주하며 성장한다. 마을의 소년을 만나며 공감하는 법을 배우고, 소녀를 통해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감정을 느끼는 모습. 특히 글자를 모은다는 상징으로 관계를 통해 피어나는 다양한 감정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아이들을 위한 시선: 용기를 내어 세상과 만나렴

사랑하는 아이들아, '글자를 모으는 소년'을 읽고 어떤 기분이 들었니? 숲속의 소년처럼 혹시 너희도 가끔은 친구들에게 다가가기 어렵거나, 마음속 이야기를 표현하기 힘들 때가 있니? 아니면 다른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내 생각만 먼저 할 때도 있을 거야. 괜찮아. 우리 주변에는 아직 자기 표현이 서툰 친구도 있고, 용기가 필요한 친구도 있고, 때로는 내 것만 고집하는 이기적인 모습의 친구도 있단다.

하지만 소년이 글자를 모아 세상의 다양한 감정을 알게 된 것처럼, 너희도 친구들과 만나고 어울리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거야. 기쁜 일은 함께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픈 일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이 책은 너희가 다른 사람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친구를 배려하며, 함께 공감하는 멋진 어린이로 자라도록 도와줄 거야. 숲속 소년처럼 용기를 내어 너희의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렴. 세상은 너희에게 아주 특별한 이야기들을 선물해 줄 거란다.

 


어른들을 위한 시선: 삶이라는 백지를 채우는 지혜로운 관계 맺기

어른의 눈으로 '글자를 모으는 소년'을 바라보면, 이 책은 삶에 대한 깊은 은유로 다가온다. '글자를 모으는 소년'이라는 제목 자체가 주는 느낌은, 마치 하얀 백지 위에 우리가 살아가면서 채워가는 삶을 비유하는 듯하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이 백지를 채워나가기 시작하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글자, 즉 경험과 감정, 그리고 관계들을 모아간다.

 

때로는 '이상한 엄마'처럼 예기치 않은 도움을 받고, 때로는 '글자를 모으는 소년'처럼 소극적인 모습으로 세상을 관조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자신의 표현이 서툴거나, 용기가 부족하거나, 혹은 이기적인 모습으로 관계를 맺는 어른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소년이 글자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어간 것처럼, 우리 또한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공감과 배려의 깊이를 더해간다는 점이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우리가 모으는 글자들이 단순히 정보를 넘어, 삶의 의미와 타인과의 연결성을 깨닫게 하는 소중한 도구임을 상기시켜 준다. 삶이라는 백지 위에 어떤 글자를 채워나갈지는 오롯이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감하는 지혜로운 관계를 맺어갈 때 비로소 그 백지가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워질 수 있음을 따뜻하게 속삭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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