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영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김미경)가 지난 11월 1일 청운대학교 인천캠퍼스에서 'AI시대, 공영미디어와 휴머니티' 세미나를 진행했다. (사진제공=EBS)
[대한민국명강사신문 장선영 기자]
AI 기술이 사회 전 영역으로 확산되며 교육과 미디어의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김미경)는 지난 11월 1일 청운대학교 인천캠퍼스에서 ‘AI시대, 공영미디어와 휴머니티’를 주제로 정기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기술 중심의 시대 속에서 ‘인간 중심의 교육과 소통’이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한 자리로, 학계와 교육계, 공영방송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첫 번째 발제에서 김재인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교수는 “AI 시대의 교육은 인간의 상상력과 사유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의 AI 교육은 기술자 양성에 치중해 인간의 본질적 역량을 간과하고 있다”며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적 역량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영미디어는 기술이 아닌 인간의 상상력, 비판적 사고, 윤리적 판단을 키워주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며 “AI 시대일수록 공공성을 지닌 미디어의 철학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자인 EBS 신삼수 박사는 ‘공영미디어의 AI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레임워크 탐색’을 주제로, 공영미디어의 핵심 역할을 ‘AI를 가르치는 기관’이 아니라 ‘AI 시대 시민의 사고력과 감수성을 길러주는 학습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신 박사는 “AI 리터러시가 단순히 기술을 다루는 능력이라면, AI 미디어 리터러시는 AI가 만든 세상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책임 있게 해석하는 힘”이라고 정의하며, 이를 위한 여섯 가지 핵심 역량—알고리즘 이해, 데이터 비판, 창의적 활용, 윤리 의식, 협력적 소통, 자기조절 및 메타인지—을 제시했다.
신 박사는 또 “AI는 성장의 엔진이지만 동시에 격차의 엔진이기도 하다”며 “AI 기술이 가져오는 불평등과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영미디어는 시민이 기술을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적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시대의 공영미디어는 기술을 전하는 전달자가 아니라, 인간의 성찰을 이끄는 길잡이로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는 김지연 중앙대학교 교수, 박유신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장, 박윤미 시청자미디어재단 책임연구원, 오령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등이 참여해 AI 교육과 미디어의 책임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했다.
박윤미 연구원은 “AI를 인간과 경쟁하는 존재로만 보는 시각은 위험하다”며, “AI 미디어 리터러시는 감정과 사회적 맥락을 함께 이해하는 인간 중심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연 교수는 “AI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주류 중심의 정형화된 결과에 머물기 쉽다”며, “공영미디어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담보하는 ‘균형자’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박유신 협회장은 “미국 PBS처럼 교사를 위한 AI 교육 지도안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지원하는 공영미디어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기술을 두려워하는 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오령 연구교수는 “공영미디어는 AI 기술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시민과 공유해야 한다”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공론장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통찰과 공감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단순히 기술 활용법을 가르치는 시대를 넘어, 인간의 사유 능력과 공동체적 감수성을 확장시키는 교육이야말로 미래 사회의 핵심 과제임을 확인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