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연
[대한민국명강사신문=류지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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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준비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과정은 늘 PPT 구성이다. 자료 조사, 슬라이드 흐름 설계, 인포그래픽 배치까지 챙기다 보면 콘텐츠 제작 자체보다 형식을 만드는 데 더 에너지가 소모되곤 한다. 최근 구글의 노트북LM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신규 PPT 기능을 선보였다. 문서 요약과 슬라이드 자동 생성, 시각 자료 제안까지 제공하며 강의 준비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새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유는 분명하다.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인터페이스와 용어가 자주 바뀌고, 사용 경험의 격차가 단기간에 벌어진다. 기술이 진화할수록 기초 구조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특히 강의자는 강의 목적, 학습자 수준, 전달 방식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자동화 기능에만 의존하기 어렵다. 결국 도구의 성능이 아니라 사용자가 얼마나 능동적으로 구조화하느냐가 품질을 좌우한다.
노트북LM의 신규 기능을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절차를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첫째, 업데이트된 핵심 기능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현재 PPT 관련 주요 기능은 ‘슬라이드 생성’과 ‘인포그래픽 생성’으로 구분된다. 슬라이드는 문서나 웹 자료를 기반으로 핵심 문장을 추출해 아웃라인을 만들고, 인포그래픽은 개념·과정·비교 등 구조를 간결하게 시각화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둘째, 슬라이드 자동 생성 전 단계에서 반드시 ‘사전 구조화’를 거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의 주제를 ‘AI 개념 이해’로 설정했다고 가정해보자. 자료를 업로드하거나 검색한 뒤 바로 자동 생성을 실행하기보다, 채팅창을 통해 “5개의 주요 개념으로 정리해달라”, “초급 학습자 기준으로 설명 순서를 재구성하라”와 같이 미리 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생성된 슬라이드의 흐름이 목적에 맞게 정제된다. 자동 생성 결과가 좋더라도 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추천하기 어렵다. 문장 길이와 어조가 강의자의 설명 방식과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강의 자료가 있다면 이를 함께 입력해 AI가 참고하도록 하면 품질은 더욱 안정적으로 올라간다.
셋째, 인포그래픽 활용이다. 현재 AI 기반 그래픽은 작은 글씨에서 한글 깨짐이나 번짐이 발생할 수 있어 글자보다 구조 중심으로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단계 과정 중심으로 시각화”, “두 개념의 차이를 도표 형태로 요약”처럼 핵심 정보를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하면 실무 활용도가 높아진다. 특히 인포그래픽은 강의자의 메시지를 단순하게 압축하는 데 유용하므로, 사전 기획이 잘 되어 있을수록 완성도가 크게 높아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노트북LM이 강의 제작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강의 품질의 핵심은 여전히 ‘이해 중심 설계’에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슬라이드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와 논리는 강의자가 직접 결정해야 한다. 학습자가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지, 어떤 순서가 더 자연스러운지, 어떤 시각 자료가 설명을 강화하는지 스스로 질문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는 없다.
AI 도구는 제작 과정의 효율을 높여주지만, 그 효율이 강의 품질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흐름과 톤이 일관된 슬라이드는 강의자의 색을 드러내고, AI는 그 색을 보완하는 역할에 머문다. 노트북LM의 신규 기능을 활용할 때에도 기본 구조를 직접 설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오늘 소개한 절차를 참고해 각자의 강의 스타일에 맞게 도구를 재구성해본다면, 강의 제작 시간은 줄어들고 자료의 완성도는 높아지는 효과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 도와줄 뿐,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