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책 읽는 나라 운동』 서울시 양천구지부 정혜원 지부장
[대한민국명강사신문 김현주 기자]
서울시 양천지부 정혜원 지부장의 독서 인생은 한순간의 위기에서 시작됐다. 십여 년 전 목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던 시절, 예기치 않은 사기 피해로 삶 전체가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지혜가 부족해 스스로 무너졌다는 자책감이 깊게 남았던 시기였다. 그때 한 지인의 소개로 국민독서문화진흥회 김을호 교수와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이 순간을 정혜원 지부장은 “깊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만난 순간”이라 기억한다.
그 만남을 기점으로 ‘독서는 지식이 아니라 삶을 바로 세우는 지혜’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감하게 됐다.
정혜원 지부장은 그 깨달음을 실천으로 옮겼다. 학원 한편에 작은 도서관을 꾸미고,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독서를 습관화하도록 도왔다. 독서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 목격한 경험도 있다. 학원의 SKY 출신 부원장 한 명은 중학교 3학년까지 공부에 관심이 없었으나, 친구 집에서 우연히 읽은 책 한 권을 통해 수학의 재미를 깨닫고 스스로 몰입해 결국 연세대와 대학원에 진학했다. 정 지부장은 “책 한 권이 한 사람의 삶을 결정적으로 바꾼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독서가 이끈 새로운 삶의 확장
독서가 정혜원 지부장의 삶을 바꾼 것은 단순히 마음을 치유한 데서 그치지 않았다. 책에서 얻은 지혜는 삶의 방향을 새롭게 설계하는 ‘나침반’이 되어 주었고, 그 나침반은 예상치 못한 길로 그를 이끌었다. 식품영양학 전공을 다시 꺼내어 강남 한복판에 100평 규모의 양고기 전문점을 개업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사업은 규모가 컸고 일과는 바빴지만, 독서는 그 일상 속에서도 늘 흐름을 만들었다. 운전대를 잡으면 곧바로 오디오북과 강연을 재생했고, 출퇴근길은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도서관’이 됐다. 독서가 생활과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엮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꿈이 싹텄다. 활자 읽기가 어려운 사람들, 노안을 겪는 시니어 세대, 시각장애인 등 책을 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도 독서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마침 성우 고(故) 김영민이 “성우 산업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정혜원 지부장은 ‘그렇다면 오디오북 시장을 새롭게 일으켜 세워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이후 최고의 성우 50명과 손을 잡아 ‘오디오북스위즈’를 창립하며 새로운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기업 운영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과 변수가 이어졌고, 결국 기대했던 결실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정 지부장은 이 도전을 “삶의 또 다른 학교였던 시간”이라 표현한다.
그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단순한 사업 노하우가 아닌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깨달음이었다. 독서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근력이며, 삶의 기준을 바로 세우는 준거틀이라는 사실이었다.
정혜원 지부장은 이 시기를 돌아보며 말한다. “사람에게서 답을 찾으려 했던 어리석음을 내려놓고, 책 속에서 인생의 정답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모든 길은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활자 읽기가 어려운 사람들, 노안을 겪는 시니어 세대, 시각장애인 등 책을 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도 독서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오디오북스위즈'를 창립했던 모습. 사진=정혜원 지부장 제공
웰니스문화연구원—건강·행복·문화가 만나는 플랫폼
정혜원 지부장의 삶은 독서가 열어준 내적 변화에서 멈추지 않았다. 배운 지혜는 결국 새로운 실천으로 이어졌고, 그 실천의 결실이 바로 웰니스문화연구원이다. 10여 년 전, “사람은 건강해야 행복하고, 행복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생각 아래 설립된 이 연구원은 단순한 동호회나 취미 커뮤니티가 아니라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플랫폼을 지향해 왔다.
사업으로 바쁜 시기에는 활동이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정 지부장은 오히려 그 시간 동안 확신을 더 굳혔다고 말한다. 웰니스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누구나 평생 붙들어야 할 ‘삶의 기본기’라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 활동에 다시 전념하며, 인간의 신체와 감정, 관계와 문화가 어우러진 총체적 행복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 지부장이 세운 첫 번째 목표는 건강 요리책 발간이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귀한 레시피, 양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며 축적한 실전 경험, 그리고 식품영양학을 공부하며 쌓은 전문지식—all of these를 하나의 책으로 엮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안내서를 만들고자 한다. 이 책은 단순히 ‘따라 만드는 요리책’이 아니라, 몸을 돌보는 습관을 삶의 중심에 놓게 하는 생활지침서가 될 것이다.
그 다음 꿈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웰니스 전도사’로 활동하는 일이다.
정 지부장은 행복을 위한 조건은 결국 “몸과 마음이 동시에 건강한 상태”라 말하며, 특히 상처가 많은 이들에게 웰니스와 독서는 회복의 통로가 된다고 믿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하지만 책은 방향을 다시 정해 주고, 웰니스는 다시 일어설 근력을 만들어 준다.”
정혜원 지부장이 꿈꾸는 웰니스문화는 거창하지 않다. 누군가는 건강한 한 끼를 통해, 또 누군가는 한 줄의 문장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시 자신을 회복하는 사회. 그런 문화적 토양을 만드는 것이 바로 그의 다음 여정이다.
“사람은 건강해야 행복하고, 행복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생각 아래 설립된 연구원은 단순한 동호회나 취미 커뮤니티가 아니라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플랫폼을 지향해 왔다. 사진=정혜원 지부장 제공
삶을 바꾼 한 권의 책—『Give and Take』
정혜원 지부장의 가치관 한가운데에는 애덤 그랜트의 『Give and Take』가 단단히 자리하고 있다. 이 책은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따뜻한 메시지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 조직심리학자의 연구와 수많은 데이터가 담긴 ‘성공 공식의 전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애덤 그랜트의 책은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아마존 베스트셀러로 주목받으며,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강한 자만이 정상에 오른다”는 성공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책은 인간의 상호작용을 기버(Giver)·테이커(Taker)·매처(Matcher)라는 세 유형으로 설명하며, 놀랍게도 ‘성공 사다리의 맨 밑바닥과 맨 꼭대기 모두 기버가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베풀기만 하다 이용당해 실패하는 기버도 있지만, 지혜롭게 베풀고 전략적으로 양보하는 기버는 오히려 조직을 이끌고, 더 큰 성공을 창출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정혜원 지부장이 이 책에서 가장 깊이 받아들인 부분은 ‘착하게만 살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오래된 통념이 실은 오해였다는 점이다. 애덤 그랜트는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로서 10년 넘게 호혜성·협력·베풂의 원리를 연구하며, “진정한 성공은 타인을 끌어올릴 때 가장 강력히 확장된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미국 최고 기업의 CEO, 전설적 투자자, 세계적 아티스트, 심지어 말더듬이 변호사까지. 기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혜롭게 ‘주는 전략’을 실천하며 정상에 올랐다.
정 지부장은 이 메시지를 삶의 원칙으로 삼으며 말한다. “무작정 주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지혜롭게 주는 사람, 신념을 잃지 않는 기버는 결국 자신의 삶을 더 넓고 풍요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
『Give and Take』는 그에게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일을 선택하는 기준, 관계를 맺는 방식. 삶 전체의 구조를 다시 세우게 만든 ‘전환점’이었다.
그리고 그 전환의 출발점은 언제나 독서였다. 책 속에서 개념을 배우고, 사례를 통해 마음을 다지고, 자신의 삶에 적용해 보면서 정혜원 지부장은 “독서는 결국 나를 더 좋은 방향으로 설계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임을 확신하게 됐다.
지금의 정혜원 지부장을 만든 힘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그는 주저 없이 말한다. “지혜롭게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결심한 순간, 내 인생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상공인들에게 추천하는 단 한 권—『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
정혜원 지부장은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에게 꼭 읽어보아야 할 책으로 고명환의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를 가장 먼저 추천한다. 이 책은 2017년 출간 후 소상공인 사이에서 “장사의 교과서”로 불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절판된 뒤에는 중고서점에서 정가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될 만큼 다시 찾는 독자들의 요청이 이어져 재출간된 특별한 책이다.
교통사고로 생사의 기로에 섰던 저자는 1,000권의 독서를 통해 완전히 다른 삶을 얻었다. 네 번의 사업 실패 끝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책으로 돌아가 배웠고, 결국 ‘메밀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식당을 열어 소상공인의 꿈이라는 연 매출 10억 원을 달성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감으로 장사를 하지 않았다. 『손자병법』에서는 창업 아이템을 고르는 기준을 찾았고, 세스 고딘의 『보라빛 소가 온다』에서는 입소문 전략을 배웠으며, 『파는 것이 인간이다』에서는 고객 응대 방식까지 체계적으로 적용했다. 다시 말해, 사람에게 묻기보다 책에 먼저 질문한 사람이었고, 책이 시키는 대로 실행한 소상공인이었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실전적이다. “사람에게 묻지 말고 책이 시키는 대로 해라”라는 저자의 철학은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장사를 시작한 첫해, 단 6개월 만에 5억 600만 원을 올렸고, 이후 메르스·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꾸준히 연 매출 10억 원을 유지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일단 10권만 읽어라. 그러면 다음 단계는 책이 자연스럽게 알려준다”고 말한다.
정혜원 지부장은 이러한 독서 기반 경영철학에 깊이 공감한다. 실제로 양고기 전문점을 운영할 때 매장 안에서 독서모임을 열었고, 위기를 만날 때마다 책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소상공인의 길이 불확실하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독서는 경험을 확장하고 판단을 선명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말한다.
그는 책을 통해 스스로의 관점을 재정비했고, 초긍정의 태도로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이러한 경험은 지금도 더 큰 성장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혜원 지부장의 인생책 애덤 그랜트의 『Give and Take』과 추천책 고명환의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삶을 위하여”
정혜원 지부장은 독서를 “삶을 업그레이드하는 힘”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나이와 환경에 따라 읽어야 할 책이 달라지지만, 어느 시기든 책은 언제나 길을 밝혀주는 등불처럼 곁을 지켜준다고 말한다. 청소년에게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청년에게는 방향을 제시하며, 장년·노년에게는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자신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는 오늘의 독서가 대학 입시 전략이나 논술 대비로만 소비되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책은 점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삶이 막막할 때 견딜 근력을 주고, 다시 나아갈 이유를 발견하게 하는 가장 인간적인 자원이라고 강조한다. “각자의 삶을 이해하고,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열어주는 힘이 바로 독서”라는 그의 말에는 오랜 시간 독서로 자신을 일으켜 세운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확신이 배어 있다.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들에게도 독서는 치매 예방과 정서 안정이라는 실질적 도움을 준다. 그러나 정혜원 지부장이 말하는 독서의 가치는 그보다 더 깊다. 책을 읽고 한 줄을 필사하는 작은 습관이 자신을 다독이고, 어제보다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경험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도 독서와 필사를 꾸준히 실천하며,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기버들과 함께 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면, 누구나 어디에서나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그가 남긴 이 말은 단순한 소망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해온 신념에 가깝다.
정혜원 지부장의 여정은 책이 한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살아 있는 사례이며, 결국 책으로 성장한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를 이끄는 ‘읽는 사람, 이끄는 사람’의 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그 길 위에서 오늘도 새로운 한 사람이 책을 펼칠지 모른다. 그리고 그 시작은, 정혜원 지부장이 오래전 발견했던 그 진실을 우리 모두 다시 되새기게 만든다.
삶의 정답은, 언제나 책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