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대 칼럼니스트
[대한민국명강사신문 최원대 칼럼니스트]
1, 2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인류는 기계화를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공장에 기계들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며 당시 노동자들은 이런 걱정을 했다.
“앞으로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겠지? 우린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될 거야.”
이후 19세기 중반엔 카메라가 등장했고, 찰칵하면 인물을 똑같이 그려내는 이 기계를 보고 화가들은 절망했다.
“이제 회화는 망했어. 대체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가 뭐지?”
한편 1971년엔 전자책이 처음으로 현실화되었고, 이후 2000년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서점과 인쇄소들은 이렇게 예언했다.
“이제 종이책의 시대는 끝났어. 수년 내 전자책이 시장을 독점할 거야.”
그리고 바야흐로 4차산업혁명시대. 챗지피티를 비롯한 각종 생성형 AI가 등장해 산업은 물론 생활 전반을 바꾸고 있다. 프롬프트 몇 줄이면 글 한 편이 뚝딱 완성되고, 이미지도 순식간에 그려낸다.
이번에도 대중들은 기대와 더불어 우려를 하고 있다. 가장 큰 걱정을 하는 이들은 창작자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음악을 만들든, 크리에이터들은 생성형 AI의 등장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과연 작가라는 직업이 사라질까? 인공지능은 정말로 인간의 일자리를 거의 다 대체하게 될까?
챗지피티의 등장은 지식이 곧 힘이자 권력이던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 한때 서점과 도서관 아니면 지식을 얻기 힘든 시절에는 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이 되었다. 법이든, 의학이든 지식은 곧 힘이자 권력이었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기능적 역량은 생존에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정보’ 그 자체만으로는 나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힘들다. 누구나 검색 몇 번이면 변호사, 의사 못지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마저 챗지피티가 더 간편하게 찾아 준다. 정보 습득이 더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변화는 또 다른 변화를 이끌어 낸다. 노동자들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를 파고들었고, 회화 작가들은 대상에 주관적 감각을 반영해 인상주의라는 화풍을 만들어냈다. 전자책의 등장은 종이책과 공존하는 형태로 변화했으며, 새로운 유통방식으로 독서를 더욱 쉽게 만들었다. 또한 누구나 쉽게 출간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창의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오히려 AI가 만든 초안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정교하고 감성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과거 공장에 들어선 기계가 그랬듯이, 인간을 대체하는 대신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써 활용될 것이다.
변화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의 산업은 늘 위협을 느꼈고, 역사적으로 매번 반복되어 온 현상이다. 다만 변화를 위협으로만 받아들일지,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대표적인 예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절에도 수많은 산업 분야가 타격을 입었지만 그 와중에 새로운 기회를 발견한 사례는 많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시장이 급성장했고, 줌(zoom)을 활용한 원격 근무와 화상회의로 업무 효율은 더 높아졌다. 아마존과 쿠팡, 배달의 민족 등 온라인 쇼핑과 배달 서비스가 강화된 것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변화 그 자체가 아닌 변화에 대한 태도다. 정보가 흔해진 시대에는 '어떤 정보를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방점이 찍힌다. 생성형 AI처럼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인공지능이 닿지 못하는 지점을 찾고 나만의 창의성과 공감 능력, 비판적 사고력을 발휘하는 것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역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