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대한민국명강사신문 김현주 기자]
인생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남들이 정해준 길을 따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믿는 방향으로 스스로 길을 내는 것이다.
원현정 작가는 후자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보석 감정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장신구 디자인 박사과정을 밟은 그는 20여 년간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한 후 대학 강사, 갤러리 대표, 큐레이터를 거쳐 라이프 코치이자 수필가로 전환했다.
인생의 궤적은 유연하면서도 단단하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나다운 삶’이라는 가치가 있었다. 그의 대표작 『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와 『마지막까지 우아하게』는 그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책들이다.
『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는 중년 이후의 삶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내민다.
나이가 들었으니 더 단정해야 한다, 조심해야 한다, 무언가를 줄여야 한다는 식의 규범 대신,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으로 전환할 때 오히려 인생은 더 깊고 자유로워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 속에는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용기 있게 방향을 바꾼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림을 배우고, 글을 쓰고, 오랜 꿈이었던 피아노에 다시 도전하는 사람들. 이들은 더 이상 사회적 기대에 맞춰 살지 않는다. ‘나답게’ 살아가는 선택이 새로운 기회와 성장을 불러온다.
특히 저자는 ‘중년 이후의 독서’를 강조한다. 독서는 단지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보고 지금까지의 인생을 정리하며 앞으로의 삶을 설계하는 중요한 도구다. 독서를 통해 나이듦을 다시 정의하고,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 이상의 울림을 준다.
『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는 중년 이후의 삶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미지=더나은책방 제공
두 번째 책 『마지막까지 우아하게』는 죽음을 삶의 한가운데로 끌어온다.
저자는 동생의 자살과 부모의 사별이라는 깊은 상실을 경험하며, ‘죽음을 피하는 것이 아닌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 이후 죽음교육지도사 과정을 밟고, 죽음학을 공부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애도와 상실, 그리고 삶의 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단순한 철학적 사유를 넘어서, 실질적인 애도의 방법과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또한 ‘죽음 다이어리’, ‘애도 일기’ 등 실천 가능한 도구들은 죽음을 정리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구체화해준다. 이러한 구성은 상담가, 강사,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지침이 된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점은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결코 어둡거나 비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삶은 곧 오늘을 더 충만하게 살아내는 삶이며, 나다운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태도를 통해 독자들은 지금 이 순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마지막까지 우아하게』는 죽음을 삶의 한가운데로 끌어온다. 이미지=더나은책방 제공
원현정 작가의 글은 화려한 수사나 과장된 문장이 없다. 대신 삶을 성실하게 통과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언어로, 조용히 그러나 깊게 마음에 스며든다.
그의 문장은 독자를 향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상실 앞에서 말문이 막힌 이들, 나이듦 앞에서 방향을 잃은 이들,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데 두려운 이들을 향해 그는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게 말을 건넨다.
오랫동안 예술가로, 교육자로, 코치로, 그리고 수많은 인생의 전환점을 건너온 사람으로서 그는 알고 있다. 어떤 말이 진심으로 닿는지, 어떤 문장이 삶의 벼랑 앞에서 손을 내밀 수 있는지를.
말 한마디, 문장 하나하나에는 그의 고유한 경험과 내면에서 길어낸 통찰이 담겨 있다. 그 글은 단순히 읽는 텍스트를 넘어, 독자 스스로에게 삶을 묻고 답하도록 유도하는 조용한 성찰의 거울이 된다.
삶과 죽음이라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의 글은 결코 무겁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한 어조와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에게 '지금, 여기서의 나'를 성찰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질문은 단지 책을 읽는 순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강연장에서, 코칭 현장에서, 교육 프로그램 속에서 그의 메시지는 사람들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살아 있는 언어로 변주되어, 사람들에게 ‘다시 살아갈 이유’를 건네준다.
그의 글이 특별한 이유는 한 가지다. 그것은 머리로 쓴 문장이 아니라, 삶으로 쓴 글이기 때문이다.
『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와 『마지막까지 우아하게』는 각각 삶과 죽음이라는 큰 주제를 다루지만, 결국엔 같은 길을 가리킨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내며, 마지막까지 우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것. 그 여정의 중심에는 ‘나다움’이라는 태도가 있다.
이 책들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 중년 이후의 삶을 주체적으로 다시 설계하고자 하는 사람 ▲ 상실과 애도의 시간 속에서 따뜻한 위로와 길잡이를 찾는 사람 ▲ 강연·코칭·교육 현장에서 삶의 본질을 나누는 사명을 가진 사람들
삶의 품격은 나이에 달린 것이 아니다. 죽음의 준비도 마지막 순간에 하는 일이 아니다. 원현정 작가는 두 권의 책을 통해 이 두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조용히 묻는다.
“지금, 당신은 얼마나 나답게 살고 있는가?”
원현정 작가가 독자들과의 만남에서 "자신에게 솔직하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내며, 마지막까지 우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더나은책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