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 기자
[대한민국명강사신문=이혜정 기자]
“말을 잘하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지난 8월 8일, 육군 제5보병사단(사단장 윤기중, 이하 5사단) 사령부 스포렉스 카페는 말하기 기술을 배우고 실습하려는 장병들로 가득 찼다. 무대에 오른 사람은 26년간 방송 현장에서 수많은 인터뷰와 생방송을 이끌어온 정연주 커뮤니케이션 코치. 그는 ‘말을 잘한다는 것(Public Professional Speaking)’을 주제로, 장병들에게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 기술과 훈련 방법을 전했다.
정연주 코치가 제9기 열쇠부대 독서경영대학에서 강연 중이다.(사진 제공 = 5사단)
공적 말하기의 기본기와 실습
정연주 아나운서는 이날 강의에서 ▲공적 말하기의 정의와 역할 ▲말의 전달력·몰입력 향상 훈련 ▲복식호흡을 통한 안정된 발성법 ▲정확한 조음을 위한 입 근육 훈련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특히 그녀가 직접 개발한 ‘모음체조’ 프로그램은 장병들이 말하기 훈련을 쉽고 재미있게 익히도록 고안된 실습 프로그램으로, 높은 몰입도와 실질적인 효과를 동시에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음체조 실습은 ‘아, 에, 이, 오, 우’ 다섯 가지 모음을 길게 발성하면서 입 모양을 크게 벌리고, 혀와 입술의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훈련이다. 정 아나운서는 시범을 보이며 “이건 단순한 발음 연습이 아니라 발성과 표정을 동시에 살리는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장병들은 처음엔 어색해 웃음을 터뜨렸지만, 곧 경쟁하듯 또렷한 발음을 내기 시작했다. 강연장은 발성 연습 소리로 가득 찼고, “아~” “오~” 하는 소리가 박자에 맞춰 울려 퍼졌다.
진정성과 내적 준비
정 아나운서는 “말을 잘하려면 무엇보다 스스로가 내 말에 진실해야 한다”는 태도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을 잘하는 사람은 진실하고 성실해야 해요. 내가 나를 살피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됩니다”라며, 말하기는 순간적인 순발력뿐만 아니라 평소의 내적 준비와 꾸준한 훈련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여러분은 8주간의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축적할 것이며, 앞으로도 배운 것을 의식적으로 활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말하기의 기초 체력과 지식, 그리고 타인의 반응을 읽는 민감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좋은 말하기는 마라톤처럼 체력과 호흡이 받쳐줘야 하며, 청중의 눈빛 하나, 표정 하나를 읽어내는 예민함이 있어야 합니다.” 이 조언은 장병들의 메모 속에 오래 남았다.
현장의 열기와 반응
실습 과정 내내 장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병사는 “평소 보고나 발표를 할 때 긴장으로 목이 메였는데, 오늘 배운 복식호흡과 발성법을 활용하면 훨씬 안정감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장병은 “모음체조 덕분에 발음이 또렷해지고 자신감이 붙었다”며, 일상 대화에서도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중간중간 진행된 짧은 말하기 훈련에서는 장병들이 서로의 발표를 들으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발표를 마친 병사에게 정 아나운서는 “지금도 좋지만, 끝맺음을 조금 더 힘 있게 해보자”라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전했고, 병사는 바로 수정해 다시 도전했다. 이 과정에서 장병들은 ‘즉시 피드백-즉시 개선’의 효과를 경험했다.
강연을 마치고 단체 사진을 촬영 중이다.(사진 = 5사단)
베테랑 방송인의 경험 공유
정 아나운서는 26년간 방송사에서 아나운서로 근무하며, 그중 25년을 생방송 현장에서 활동해온 베테랑이다. ‘김흥국 정연주의 행복합니다’, ‘생방송 서울의 오후’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수많은 돌발 상황에 대응해온 그는, 이를 통해 얻은 실전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했다. “생방송에서의 순발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작은 말하기 연습이 쌓여 큰 무대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강연장을 찾은 한 중대장은 “보고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늘 고민이었는데, 오늘처럼 기초 발성·발음과 구조화를 함께 배운 건 처음”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독서경영대학 향후 일정
이번 제9기 열쇠부대 독서경영대학은 오는 9월 26일까지 매주 금요일 진행되며, 분야별 전문가들이 장병들의 사고력과 표현력, 자기 계발을 돕는다. 프로그램은 육군 제5보병사단과 연천군이 공동 주최하고, (사)국민독서문화진흥회가 주관한다.
다음 3차시 강연은 오는 8월 22일에 열리며, 두잉클래스 이지연 대표가 ‘성장은 착각이다’를 주제로 장병들과 만난다. 이번 강연에서는 개인의 성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발전시키는 실질적인 방법을 탐구할 예정이다. 장병들은 이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자기주도적 성장 전략을 세우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9기 열쇠부대 독서경영대학 홍보 포스터(사진 제공 = 이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