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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를 위한 AI와 글쓰기] 도구는 생겼는데 전략은 어디에? AI 글쓰기의 맹점
  • 기사등록 2025-06-25 11: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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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 Pixabay, ⓒcongerdesign          


[대한민국명강사신문=조재옥 ]


생성형 AI는 이제 글쓰기 도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몇 줄만 입력하면 보고서 초안, 블로그 글, 심지어 책까지 만들어주는 시대가 열렸다. 기업에서는 마케팅 카피를, 학생들은 과제를, 작가들은 소설 초안을 AI의 도움으로 작성한다. 그런데 많은 사용자들이 이상한 경험을 한다고 말한다. 


"AI가 글을 써주긴 하는데, 이상하게 손이 더 간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기술은 분명 발전했는데, 기대했던 효율성은 어디로 갔을까?


생산성의 역설, 글쓰기에도 찾아오다

이런 현상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성 역설'로 설명할 수 있다. 1980년대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사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현상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솔로는 "컴퓨터는 생산성 통계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I 글쓰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AI 도입 이후 글을 쓰는 시간은 줄었지만, 글쓰기의 질이나 목적 달성에는 오히려 더 많은 수정과 방향 재설정이 필요해진다. 초안은 빨리 나오지만, 그 초안이 정말 내가 원하는 방향인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문제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AI는 단지 '글을 써주는 도구'가 아니다. 목적, 구조, 맥락, 대상 독자에 대한 전략이 없다면, AI는 방향 없는 초안만 양산할 뿐이다.


글쓰기에 필요한 건 '자동화'가 아니라 '설계'

많은 사람들이 AI 글쓰기를 도입할 때 범하는 실수가 있다. 글쓰기를 단순한 '작업'으로 보고 이를 '자동화'하려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사고의 과정이며, 전략적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글의 구조 없이 생성된 문장들은 아무리 매끄러워도 논리의 흐름이 약하다. AI는 문장과 문단을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논증의 설계나 이야기의 구조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


목적 독자 없이 작성된 문장은 설득력과 밀도가 떨어진다. AI는 일반적인 글쓰기 패턴을 학습했지만, 특정 독자가 가진 배경지식, 관심사, 고민을 깊이 이해하지는 못한다.


프롬프트 전략 없이 생성된 글은 사용자의 기대와 AI 결과물 사이의 간극만 키운다. "블로그 글 써줘"라는 막연한 요청으로는 AI도 막연한 결과물만 내놓을 수밖에 없다.

결국 글을 '자동화'하려면, 먼저 '재설계'가 필요하다. 자동화를 위한 설계가 없다면, 기술은 오히려 혼란을 유발한다.


AI 시대의 글쓰기 전략

그렇다면 AI를 글쓰기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글의 목적과 독자, 형식을 먼저 정의하고 AI를 도입해야 한다. "고객 이탈률을 줄이기 위한 리텐션 이메일을, 3년 차 직장인을 대상으로, 친근하면서도 전문적인 톤으로 작성해줘"와 같이 구체적인 조건을 설정해야 한다.


둘째, AI와 사람이 나눌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기획과 전략 수립은 인간이, 표현과 문체 다듬기는 AI가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시간 절약보다 방향 정렬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 AI가 빠르게 초안을 만들어준다고 해서 성급하게 결과물을 받아들이지 말고, 방향성부터 점검해야 한다.

AI 도구의 도입은 결국 인간의 '기획력'과 '설계력'을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 도구가 발전할수록, 그 도구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고민하는 일이 핵심이 된다.


전략 없는 기술은 혼란을 부른다

기술은 충분하다. ChatGPT, Claude, Gemini 등 뛰어난 AI 글쓰기 도구들이 이미 우리 곁에 있다. 그러나 전략이 없다면, 생산성은 기대가 아니라 역설이 된다.


AI 글쓰기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의 방향'을 설계하는 일이다. 무엇을, 누구에게, 왜,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먼저 명확히 하고 나서야, AI는 진정한 글쓰기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도구는 준비됐다. 이제 전략을 세울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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