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곽서영 언어재활사. 사진제공=곽서영 강사
[대한민국명강사신문 김현주 기자]
언어의 힘은 단순히 말과 글을 주고받는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한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무너진 자존감을 다시 세우며, 더 큰 미래로 나아갈 용기를 심어주는 숨결 같은 것이다. 곽서영 언어재활사는 바로 그 믿음을 품고, 오랜 시간 현장에서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함께 걸어왔다. 학령기 아동 언어치료와 난독증 치료라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것도, 아이들이 글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를 표현하는 기쁨을 되찾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다.
곽서영 언어재활사의 강의실은 늘 작은 기적이 피어나는 공간이다. ‘글자’라는 벽 앞에서 주눅 들어 있던 아이들이 차츰 눈빛을 반짝이며 글자를 따라 읽기 시작할 때, 그 순간은 배움의 시작이자 자신감을 되찾는 첫걸음이 된다. 그녀는 난독 아동들이 겪는 좌절과 두려움을 공감하며, 아이들 안에 숨어 있는 가능성을 끌어내는 데 온 마음을 쏟는다.
그녀의 기억 속 가장 빛나는 장면도 바로 이와 같은 변화의 순간이었다. 받아쓰기를 매번 0점만 받아오던 아이가 어느 날 떨리는 손으로 100점이 적힌 시험지를 내밀었을 때, 그 얼굴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환한 미소가 번졌다. 며칠 뒤, 그 아이는 “글을 읽고 쓰게 해줘서 고맙다”는 짧은 편지를 전해주었다. 단 몇 줄의 글씨였지만, 그 속엔 그동안의 눈물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곽서영 언어재활사에게 그 편지는 단순한 감사의 표시가 아니라, 언어치료가 한 아이의 삶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 살아 있는 증거였다.
언어재활사의 길은 언제나 도전의 연속이다. 어떤 아이는 조금만 지도해도 빠르게 변화를 보이지만, 어떤 아이는 수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제자리인 듯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 많은 이들이 좌절을 경험하지만, 곽서영 언어재활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아이마다 다르게 살아온 배경과 성향이 있듯, 치료 역시 똑같을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녀는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구하며, 아동 한 명 한 명에게 꼭 맞는 ‘맞춤형 언어치료’를 찾아내려 애쓴다. 이는 단순히 직업적 기술을 넘어, 교육자와 치료자로서의 양심이자 아이들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비롯된 철학이다.
앞으로 그녀가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경계선 지능 아동 중재’다. 아직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는 이 아이들은 종종 교육 현장에서 놓치기 쉽다. 그러나 곽서영 언어재활사는 이 아이들 안에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숨어 있음을 믿는다. 그녀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경계선 지능 아동들이 언어와 학습의 벽을 조금씩 넘어설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 그 여정은 쉽지 않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변화가 그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 된다.
곽서영 언어재활사는 아이들 안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숨어 있음을 믿는다. 사진제공=곽서영 강사
곽서영 언어재활사의 인생책은 철학자 김진영의 유고 산문집 『아침의 피아노』다. 이 책은 암 선고 이후 마지막까지 삶과 죽음을 사유하며 써 내려간 234편의 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한 투병 기록이 아니라, 문학과 철학, 일상과 감사, 사랑과 고통을 꿰뚫는 성찰이 고스란히 새겨진 책이다. 김진영 선생은 “흐른다는 건 덧없이 사라진다는 것, 그러나 흐르는 것만이 살아 있다”라고 적으며, 끝내 소멸 앞에서도 삶의 의미를 놓지 않았다.
곽서영 언어재활사는 이 책을 통해 “삶의 무게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움과 감사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깊이 느꼈다고 한다. 언어치료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글자를 두려워하고 좌절할 때, 그녀는 『아침의 피아노』가 보여준 태도를 떠올린다. 쓰러져 가는 몸으로도 ‘사유의 악보’를 남기려 했던 김진영 선생처럼, 아이들 역시 비록 작은 걸음일지라도 자신만의 ‘음표’를 써 내려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곽서영 언어재활사에게 언어치료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연결되도록 돕는, 또 다른 형태의 ‘삶의 작곡’이다. 『아침의 피아노』가 끝내 “내 마음은 편안하다”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되듯, 그녀도 언어치료를 통해 아이들이 글자를 넘어 삶의 평온과 자신감을 되찾기를 바란다.
곽서영 언어재활사의 인생책, 철학자 김진영의 유고 산문집 『아침의 피아노』이미지=출판사제공
곽서영 언어재활사는 자신의 목표를 “지속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며, 나다운 삶을 살아가기”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은 단순히 자격증을 따거나 전문지식을 넓히는 차원의 자기계발을 뜻하지 않는다. 그녀가 말하는 성장은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눈빛 속에서 새로운 해답을 발견하며, 그 과정에서 더 깊은 사람이 되어가는 여정을 의미한다.
그녀는 강사로서, 또 언어재활사로서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길을 선택했다. 아이들이 글자를 읽으며 느끼는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되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녀는 ‘성장’이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확인한다. 그래서 그녀가 말하는 ‘나다운 삶’은 곧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들의 작은 변화 속에서 삶의 보람을 찾는 삶이다.
오늘도 현장에서 묵묵히 아이들과 호흡하며 글자의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꾸는 곽서영 언어재활사의 걸음을 응원한다. 아이들의 작은 목소리를 세상과 잇는 다리가 되고자 하는 곽서영 언어재활사의 발걸음. 그 발걸음이 멈추지 않는 한, 아이들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따뜻한 언어로 채워질 것이다.
오늘도 현장에서 묵묵히 아이들과 호흡하며 글자의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꾸고 있는 곽서영 언어재활사. 사진=온라인으로 교육하고 있는 모습. 곽서영 강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