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기자
[대한민국의정신문 = 이진]
이미지 제공=생성형ai
과거 영상 제작이 거대 자본과 전문 인력의 전유물이었다면, 2026년 현재 우리는 텍스트 몇 줄로 시네마틱한 영상을 뽑아내고 AI 아바타가 전 세계 언어로 브리핑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일까. 쏟아지는 무료 AI 도구들 사이에서 실무자들은 여전히 "무엇을, 어떻게, 안전하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 앞에 서 있다.
우리가 마주한 첫 번째 난관은 마케팅 수사로서의 '무료'와 현업에서의 '품질' 사이의 괴리다. 2025년 상반기 국내 AI 활용률이 20%를 돌파하며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많은 창작자가 워터마크, 해상도 제한, 크레딧 부족이라는 3중고에 시달린다.
현명한 실무자라면 화려한 기능보다 '최종 배포 환경'을 먼저 읽어야 한다. 내부 보고용이라면 720p 해상도도 충분하지만, 브랜드의 얼굴이 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콘텐츠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캡컷(CapCut): 워터마크 없는 1080p 출력을 지원하며 숏폼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한국어 자막 정확도는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
브루(Vrew): "편집은 곧 문서 작업"이라는 패러다임을 안착시켰다. 인터뷰나 교육 영상처럼 텍스트 비중이 높은 작업에선 대체 불가능한 효율을 보여준다.
클링(Kling) & 루마(Luma): 실사급 비주얼이 필요할 때 꺼내 드는 카드다. 비록 크레딧의 제약은 있으나,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AI의 영상미는 제작비 절감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한다.
올해 1월 22일 시행된 '인공지능 기본법(AI 기본법)'은 창작 생태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제 AI는 보이지 않는 조력자를 넘어, 그 존재를 명확히 드러내야 하는 투명성의 의무를 갖게 되었다.
실무자가 기억해야 할 핵심: 실제와 혼동될 수 있는 AI 생성물은 반드시 'AI 생성물'임을 명시해야 한다. 가시적 워터마크뿐만 아니라 메타데이터 내 비가시적 식별 정보 삽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법적 필수 요건이다.
이는 단순히 규제가 아니다. 오히려 가짜 뉴스와 딥페이크의 범람 속에서 '정당한 AI 콘텐츠'를 보호하는 방패막이가 될 것이다. 무료 툴을 사용하며 워터마크를 가리는 데 급급하기보다, 기술 활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콘텐츠의 본질적인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대한민국 콘텐츠 기업의 99%가 AI 활용을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AI가 일시적인 유행을 지나 생존 전략으로 고착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게임(41.7%)과 방송(30.8%) 분야에서의 도입 속도는 눈부시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구 믹스(Tool Mix)' 전략이다. 하나의 만능 도구를 찾기보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브루, 캡컷, 헤이젠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지 않는다. 다만 AI를 다루는 인간이 그렇지 못한 인간을 대체할 뿐이다. 2026년의 영상 제작자들은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냉철함'과 새로운 툴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호기심' 사이에서 자신만의 문법을 완성해야 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이제 우리는 단순한 서퍼를 넘어 파도를 설계하는 설계자가 되어야 할 시점이다.
